저도 요즘 채용 중이라 이력서를 많이 받아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최근 받아보는 이력서들은 대부분 동일한 양식입니다. 가장 위에 이름과 개인 정보가 들어가고, 그 다음에는 경력 사항이 길게 들어가 있습니다. 경력 사항 다음에는 학력이 들어가 있고 이력서의 마지막 부분에는 전문 분야 및 자격증, 기타 이력이나 외국어가 들어가 있습니다. 가끔 경력 사항 전에 본인에 대한 소개를 하거나 경력 사항 중간 중간에 담당했던 상세한 업무나 주요 성과를 작성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 이 틀에서 벗어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 개인 정보
- 학력
- 경력 사항
- 자격증과 외국어 능력
추측컨데 주요 채용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기본 이력서 템플릿을 사용해서 그런 것 같아요. 기본 템플릿을 제공하니 작성하기 편하고, 해당 플랫폼에서 채용 공고에 지원할 때 바로 사용할 수 있으니 많이 사용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그 양식이 '나만의 설득 구조'를 갖추기에 도움이 되는지는 스스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다른 역량과 경험을 가지고 있고, 각자의 설득 구조도 모두 다를테니까요.
이를 위해 먼저 이력서가 어떤 상황에서 읽히는지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서류 검토 단계에서 인사팀이 기본적인 지원 서류 스크리닝을 하고 나면 해당 포지션의 Hiring Manager가 이력서를 검토하고 면접 진행 여부를 결정하게 됩니다. 여기서 Hiring Manager는 보통 채용을 하는 팀의 1차 조직장인 팀장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팀장은 정신없이 일하는 와중에 잠깐 시간을 내어 인사팀이 보내준 여러 이력서를 검토합니다. 일은 많은데 검토해야 하는 이력서가 많으니 하나의 이력서 당 검토할 수 있는 시간이 길지 않아요. 매우 짧습니다. 저의 경우 길면 30~40초 정도를 쓰지만 짧게는 10~20초 만에 이력서 하나의 검토를 끝내는 편입니다. 워크샵을 하면서 다른 Hiring Manager들이나 인사팀과도 이야기를 나누어 봤는데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이력서 하나를 검토하는데 1분을 채 쓰지 않는다는 것을 공통적인 의견이었어요.
지원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너무 야박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어쩔 수 없어요.
많은 회사가 채용의 중요성에 대해 힘주어 말하지만 정작 Hiring Manager들이 업무 외적으로 시간을 내어 충분히 지원자들을 검토할 시간을 마련해 주지 않거든요. 그래서 우리는 이 상황에서도 Hiring Manager의 시선을 사로 잡을 수 있는 이력서를 작성해야 합니다. 내가 몇 일 동안 작성한 이력서에 불과 수 초의 시간만 주어진다는 것을 감안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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