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또한 흔하게 볼 수 있는 이력서의 내용입니다.
이 이력서에서 채용 담당자가 알아낼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아마 '6년차 그로스 마케터 홍길동님은 A컴퍼니에서 그로스 해커로, B컴퍼니에서 CRM 마케터로 일했구나'일 것입니다.
하지만 채용 담당자가 이런 이력서를 수십개씩 받아 본다면 어떨까요? 비슷한 경력의 수많은 지원자들 사이에서 짧은 시간 안에 홍길동님의 경쟁력을 쉽게 파악할 수 있을까요?
아마 쉽지 않을거에요. 이렇게 작성한 이력서의 가장 큰 문제는 채용 담당자가 지원자의 강점과 경쟁력을 힘겹게 추측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채용 담당자가 이력서의 모든 부분을 꼼꼼하게 읽고 지원자의 강점과 경쟁력이 무엇인지 귀납적으로 추론해야 하는 것이죠.
하지만 안타깝게도 채용 담당자가 이력서 검토에 쓰는 시간은 이력서 당 1분이 채 되지 않습니다. 일기처럼 했던 일들을 순서대로 나열한 이력서는 짧은 시간 안에 채용 담당자에게 강점을 어필하기 힘들어요.
그런데 지원자들은 이렇게 이력서를 작성할까요?
추측되는 원인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쓰기 때문인 것 같아요. 원O드나 리O버에서 제공하는 기본 양식의 이력서 템플릿도 업무 경력을 시간 순서대로 정리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고요.
하지만 진지하게 생각해 볼 일입니다. 그렇게 작성하는 것이 나의 경쟁력을 보여 주기에 충분한가? 누구나 듣기만 해도 아는 유명한 회사에 다녔거나, 누구나 알만한 유명한 프로젝트를 담당했던 것이 아니라면 경력 사항을 단순히 나열하는 것만으로는 설득력을 가지기 힘들 것입니다.
이력서에 주요 경력을 시간 순서대로 쓰면 안 된다는 말은 아니에요. 경력 사항은 이력서에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중요한 내용입니다. 제가 강조하고 싶은 원칙은 광고의 역할을 해야 하는 이력서에 '경력 사항만 시간 순서대로 나열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는 점이에요.
인내심이 부족하고 바쁜 채용 담당자들을 위해 우리는 이력서에서 나의 역량과 성과 중심으로 나의 경쟁력을 구조화 하여 쉽고 직관적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이력서 쓰기의 두 번째 원칙이에요.
많은 사람들이 '이력서는 시간 순서대로 작성 해야만 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물론 상세한 경력 기술서는 시간과 일이 일어난 순서대로 친절하게 작성해야 겠지만 한 페이지의 요약된 이력서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이력서의 역할이 마케팅의 광고처럼 바쁜 채용 담당자의 주목을 끌고 채용 담당자가 지원자를 더 깊게 알아보아야 하는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원칙에 맞춰 이력서에서 강조하려는 나의 역량과 성과를 아래와 같이 구조화 해서 이력서 상단에 추가해 보면 어떨까요?
이력서를 읽기 시작한 채용 담당자가 힘겹게 이력서를 모두 읽고 힘겹게 추측할 필요 없이 상단에 정리된 내용을 보고 지원자의 경쟁력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요. 역량과 성과를 구조적으로 설득할 수 있는 요약 문단을 추가하는 것만으로도 이력서의 주목도와 설득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