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차별로 기대되는 핵심 역량을 이미 갖추었다면, 각 핵심 역량 별로 자랑할 만한 성공 케이스나 성과가 좋았던 프로젝트 경험이 더해지면 금상첨화입니다.
연차 별로 필요한 핵심 역량을 쌓아 나가기 위해 여러 시도를 하고 있다면 좋은 성과들이 자연스럽게 생길텐데요. 마지막으로 내세울 만한 성과를 조금 더 빨리, 많이 만들기 위해 필요한 태도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1. 시킨 일만 하지 않는다
물경력을 피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태도는 '시킨 일만 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는 주도적으로 일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경쟁력 있는 경력에 내 시간과 노력이 투자되기 위해서는 누군가가 나에게 시킨 일이 아니라, 내가 주도적으로 직접 문제를 찾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을 고민하고 제시하는 경험이 필요합니다. 연차가 높아질수록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은 '시키는 일을 잘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일을 해야만 하는지 찾아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시키는 일만 하게 되면 지금 회사나 팀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문제를 풀어야 하는지 그리고 그 문제가 해결되었을 때 어떤 결과를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한 거시적인 관점은 놓친 채로 일하게 됩니다. 이렇게 일하다 보면 당장 오늘 주어진 운영적인 업무만 바쁘게 하다가 하루가, 일주일이 끝나버리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매일 운영적인 업무만 하게 되니 주도적으로 문제를 찾고 풀 수 없구요.
시키지 않은 일을 주도적으로 하다 보면 불가피하게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시킨 일을 한다는 것은 그 일에 대한 책임은 다른 사람이 진다는 것인데요. 내가 제안하여 진행하는 일은 나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할 수 있으니 위험 부담이 있습니다.
하지만 주식 투자에서도 가끔은 리스크를 감수하는 것이 필요한 것처럼 경력을 개발할 때에도 위험을 감수하는 일은 어쩌면 불가피하다고 생각합니다. 처음 그런 일을 하게 될 때면 덜컥 겁도 나고, 그래서 내가 감수해야 하는 리스크가 더 크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패한다고 하더라도 회사 돈(많이 잃으면 안 되겠지만)과 나의 시간 조금을 잃어버리는 수준의 리스크만 감수하면 됩니다. 생각보다 크지 않은 것이죠.
2. 쉬운 일만 하지 않는다
물경력을 피하기 위해서는 힘들더라도 쉽지 않아 보이는 일에 도전해야 합니다. 남들이 다 하는 일을 똑같이 하는 것을 '경쟁력이 있다'라고 말하기는 힘드니까요.
결국 물 경력을 피하고 불경력에 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기 위해서는 남들이 어려워서 힘들어하는 일에도 도전을 해 보아야 합니다. 남들이 힘들어하여 시도해보지 못했거나 풀지 못한 문제를 풀어내는 것만큼이나 값지고 인정받는 불경력은 없을 테니까요.
회사에서 일을 하다 보면 많이 반복하게 되어 편안하고 익숙하게 느끼는 분야의 일이 생기게 됩니다. 경력의 초반에는 이런 일들이 많이 만들어질 때마다 성취감을 느끼게 됩니다. '나도 이제 능숙하게 이런 일들을 처리할 수 있게 되었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요.
하지만 경력이 개발될수록 이렇게 만들어진 '편안하고 익숙한 영역'에서 벗어나야 성장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익숙한 영역에만 머물러 있으면 시간이 흐르더라도 대부분 똑같거나 비슷한 일만 반복하게 될 테니까요. 한 포지션에서 3년을 일했다고 하더라도, 늘 익숙하고 편안한 일만 반복하고 자신의 분야에서 새로운 시도가 없었다면 좋은 경력이라고 보기 힘들 것 같습니다. 익숙한 일만 하게 되면 일하는 속도나 효율은 좋아지겠지만 손이 빨라졌다고 해서 좋은 경력이라고 말하지는 않으니까요.
진단표에서 보신 것처럼 '손이 빠르다'는 것은 2~3년 차 미만에서만 경쟁력이 있는 역량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쟁력 있는 불경력은 남들이 시도하지 않는 어려운 문제에 도전해서 남들이 쉽게 얻지 못하는 경험이나 교훈을 얻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이를 위해 팀에 어려운 프로젝트나 미션이 주어졌을 때 먼저 손을 들고 내가 한번 해 보겠다는 자세가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을 것 같습니다.
3. 혼자 일 하지 않는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물경력을 피하기 위해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풀지 못하는 어려운 문제에 도전하고, 또 그런 문제를 풀어내야 합니다. 그런 문제에 도전하기 위해 협업을 필수입니다. 큰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여러 명이 힘을 모아야 하니까요.
가끔 혼자서만 잘하면 좋은 성과를 내고 탄탄한 경력을 쌓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동료들을 만납니다. 물론 상대적으로 협업의 비중이 적고 혼자 일해서 성과를 낼 수 있는 포지션도 있겠지만, 회사에서 일하는 우리 대부분은 여럿이 힘을 모아 큰 문제를 해결해 나갑니다.
연차가 차곡차곡 쌓일수록 사람들을 이끄는 '리더십' 또한 중요한 역량과 경력의 기준이 됩니다. 8년 차 이상이 되면 경력에 있어 해당 분야에서의 전문성뿐만 아니라 충분한 협업 경험과 동료들을 리딩 했던 간접적인 리더십 경험을 기대하게 됩니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얼마나 좋은 리더가 될 수 있을지 판단할 테니까요. 물경력을 피하기 위해서 혼자 일하는 것이 아니라, 동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참여를 이끌어내어 협업에서 성과를 내기 위한 시도를 계속해야 합니다.
그런데 사람을 이끄는 경험을 한다는 것이 막상 해 보면 참 어려운 일입니다. 일만 잘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동료'라고 불리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또 서로 도와야 하니까요. 회사에서 마음에 맞는 동료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 가장 큰 복이라는 말처럼 여러 사람과 일하는 것은 힘든 일입니다.
여기에는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고, 사소한 부분까지 꼼꼼하게 커뮤니케이션하고, 의견이 맞지 않는 부분은 조율하는 외재적인 관리 업무도 필요합니다. 동시에 이 일을 한번 해보자고 설득하고, 멋진 목표를 세우고, 또 동료들이 그 목표에 몰입하게 만드는 내재적인 동기부여를 만들어 내는 일도 필요합니다. 내 일 하나 잘 마치기에도 힘든데 관리 업무와 동기부여라니... 생각만 해도 머리가 지끈거립니다.
하지만 남들이 풀지 못하는 문제를 풀고 큰 성과를 내어 불경력에 내 시간과 노력이 투자되기 위해서 협업은 반드시 필요한 수단입니다. 어렵더라도 사람들과 소통하고 머리를 맛 대어 문제를 풀어내는 경험이 나중에는 큰 자산으로 돌아올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