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들의 여행을 깊게 탐구 했다면 가장 관심이 가는 여행지를 결정해 직접 가 보세요. 막상 여행을 가보니 생각보다 더 좋을 수도 있고, 기대와 같지 않아 실망할 수도 있습니다. 분면 그 중에는 시간과 돈이 아까워 낭패라고 느껴지는 여행지도 있을 거에요.
하지만 그 과정에서 항상 중요한 배움이 있습니다. 여행지가 실망스럽다면 나에게 맞지 않는 선택지를 알게 된 것이니까요. 우리는 딱 한번만 여행을 떠날 것이 아니므로, 앞으로 내가 피해가야 하는 여행지를 발견하는 것만으로도 인생의 남은 기간 동안 ‘나만의 멋진 여행’을 계획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커리어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해요. 관심이 가는 일이 있다면 직접 해 보세요. 여러 일을 탐험하는 와중에 한 두 번 실망스러운 일을 하게 되더라도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생각보다 우리의 커리어는 길고, 여행이 그렇듯 우리의 목적은 실수 없는 완벽한 여정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마침내 나에게 맞는 여정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생각보다 더 좋거나 실망스러운 여행지를 경험하다 보면 지금까지의 나의 여행을 비교적 객관적으로 되돌아 볼 수 있게 됩니다. 세상에 없는 멋진 나만의 여행을 위해서는 나만의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니까요.
여행을 많이 다니면 자연스럽게 나만의 비교 대상이 생기게 됩니다. 그 비교 대상을 통해서 내가 다녀온 여행지를 재평가 할 수도 있게 됩니다.
대자연을 느끼기 위해서는 그 곳보다는 지금 이 곳이 더 좋았구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기에는 이 곳보다 그 때 그 곳이 더 좋았구나 라고 되돌아 보면서요. 이 모두 약간의 위험을 감수하고 과감하게 여러 여행지를 여행해 본 사람에게 주어지는 특권이 아닐까 해요.
저도 지금까지 성장의 기회와 호기심을 따라 여러번 이직을 했습니다. 남들이 유명하다고 칭찬하는 회사에서도 일해 보고, 작은 회사에서 나만의 덕업일치를 이뤄보기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앞으로 이런 일을 하고 싶다’는 기준도 생겼지만 동시에 과거 저의 경험에 대해서도 객관적으로 다시 바라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때 그 일은 생각보다 대단한 것이었구나’, ‘그땐 몰랐지만 그 사람들은 나의 성장을 도와준 참 좋은 팀이었구나’라고 생각하면서요.
여행을 많이 할수록, 그리고 다양한 커리어를 경험할수록 깨닫게 되는 한 가지는 ‘좋아하는 것을 완벽히 아는 상태나 수준은 없다’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어떤 시점이 되면 내가 좋아하는 것을 완벽히 알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새로운 경험과 그를 통한 배움과 교훈은 ‘내가 좋아하는 것’의 기준과 수준도 계속 바뀌게 만듭니다.
저는 여행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15개국 정도를 여행했습니다. 그 중 5~6개 나라는 너무 좋아서 여러번 가기도 했어요. 한반도를 벗어나 처음 해외 여행을 했던 건 군대를 다녀와서 25살에 교환학생을 가게 되면서부터입니다. 혼자 배낭 여행을 시작했던 그때와 지금은 좋아하는 여행지가 많이 달라졌어요. 여행의 경험도 많이 쌓였고 가족도 생겼기 때문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여행지를 완벽히 알게 되었다기보다 나만의 독특한 취향과 지금 내 상황에 맞는 여행지를 잘 선택하는 방법을 깨달아 가고 있습니다.
물론 커리어도 마찬가지입니다. 계속되는 일과 회사에서의 경험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과 깨달음은 우리가 좋아하는 일의 기준과 수준도 계속 바뀌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여행의 목적지도 그러하듯 내가 좋아하는 일은 찾는게 아니라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 아닐까 해요. 저는 ‘내가 좋아할 만한 일’이 어딘가에 숨겨져 있으니 그걸 잘 찾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나보다 먼저 그 일을 시작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직접 다양한 일을 해 보고, 그 과정에서 생각지 못한 멋진 경험과 실망을 반복하면서 만들어진 나만의 취향과 기준으로 ‘선택’하는 것에 더 가깝습니다.
커리어는 내가 했던 일에 부여할 의미와 앞으로 해보고 싶은 일의 방향성에 대한 숨겨진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결국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라 믿습니다. 남들의 기준이 아니라 나만의 기준으로요.